1기와 달리 이제 ‘정치세력’ 갖춘 트럼프…강경ㆍ보수ㆍ충성파 집결

입력 2024-11-13 15:03 수정 2024-11-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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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행정부 당시 정치적 ‘아웃사이더’
핵심 참모ㆍ주요 내각에 충성파 지명
국방부 장관으로 보수매체 뉴스 앵커
1기 때 비판적이던 펜타곤 장성 배제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지난해 4월 의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지난해 4월 의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 내각에 강경 보수 충성파가 집결 중이다. 1기 행정부가 정치적 배경이 전무한 상태에서 구성됐다면, 2기 행정부는 당선인의 입맛에 더 맞는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명했다.

랫클리프 내정자는 2020년 대통령선거 직전 불거진 ‘헌터 바이든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캠프에 유리한 입장을 내놨던 인물이다. 바이든 후보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에서 마약과 성추문, 비즈니스 거래 등과 관련한 막대한 자료가 유출된 사건이다.

당시 민주당과 정보당국자들은 선거 개입을 위한 러시아의 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랫클리프 내정자는 “헌터 바이든 소유로 추정되는 노트북과 여기에 포함된 이메일은 러시아 공작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로 인해 스캔들은 무마되지 못한 채 임기 내내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성명에서 “51명의 정보당국 관계자가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에 관해 거짓말을 했던 때, 미국 국민에게 진실을 말한 사람은 랫클리프가 유일했다”며 “그는 CIA 국장으로 행정부에 복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는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앵커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미국)/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는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앵커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미국)/AP연합뉴스

국방부 장관에는 또 다른 정치적 동지라 할 수 있는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했다. 헤그세스 내정자는 육군 방위군 출신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다만 예비역 소령이라는 점에서 이전 인사와 사뭇 다르다. 통상 군인 출신 국방부 장관은 예비역 장성의 차지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헤그세스 내정자의 폭스뉴스 이력이 트럼프 당선인의 시선을 끌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폭스뉴스는 전통적인 보수 매체로 친트럼프 성향이 강하다. 이례적인 인사에 공화당에서도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던 펜타곤(국방부) 주요 장성들은 이번 행정부에서는 배제됐다.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이후 비판이 잇따랐던 것도 고위 장성의 시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소식이 전해진 후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도 “그가 그 자리에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내정자가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메릴랜드(미국)/AFP연합뉴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내정자가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메릴랜드(미국)/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강조했던 반이민 정책과 국경 강화를 주도할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내정됐다. 놈 내정자는 주지사로 재임하며 불법 이민자를 자주 화두에 올린 인물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초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의 국경 개방 정책은 불법적인 국경 횡단을 쉽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침략은 끝나야 한다. 우린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적인 이민 정책으로 즉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이은 충성파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시절 겪은 레임덕과 측근들의 잇따른 이탈을 경험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그는 지난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과거 자신과 충돌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지명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맥과 인사다”며 “2016년 트럼프는 정치적인 ‘아웃사이더’였으나, 이제 자신에게 맹렬히 헌신해 온, 경험 많은 보좌진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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