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최종 투표율(25.7%)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파리도 새냐”며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헛소리다.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파리도 새라는 얘기와 똑같다”며 격앙, 이같이 말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는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 “내년 총선의 희망을 봤다” “보수층의 결집이 확인됐다” 등의 말로 주민투표 무산을 자위한 바 있다.
여론을 수렴하는 최일선의 여의도연구소장이기도 한 정 의원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안 좋다. 그것 때문에 얼마나 (민심이) 나빠졌는데”라며 주민투표가 가져온 민심 이반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둬야 하기 때문에 후보 경쟁력이 압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는 것에 대해선 “(당내) 경선에 참여 안 한다”며 불출마 뜻을 확고히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6일 당과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 시장에 대해 “권력자로서의 굉장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으로 높이 평가한다”며 “남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자기 생각만 하는 아주 대단한 권력자의 전형”이라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또 이번 무상급식 전쟁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아주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엔 “당원들도 열심히 뛰는데 당 지도자라는 사람이 안 돕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아주 당연한 문제”라고 말했다.
홍 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박 전 대표와 오 시장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낸 정 의원은 무상급식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1일 오 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연계하겠다고 하자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의 라틴어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를 인용, “쿼바디스 한나라!”라고 자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