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 등급이 하향했다는 소식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며 1100원대까지 근접했다.
달러·원 환율은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5.10원 오른 1097.9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최대폭의 상승이다.
환율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20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은 세단계 강등(BB+→B+)했다는 소식에 4.20원 오른 1082.00원에 개장했다.
이어 오전 중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환율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이 달러 매수가 몰렸기 때문이다.
거래소에서 외국인은 4092억달러 순매도했다. 이는 코스피를 55.79포인트(2.64%) 끌어내리며 환율 하락을 더욱 자극했다. 유로가 약세를 이어간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업체들도 네고물량(달러 매도)을 많이 내놓았지만 환율 상승을 제한하지 못했다. 역외에서는 이를 모두 소화할 정도로 달러 매수 물량이 몰렸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역외에서 환율이 오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내리는 패턴을 반복했다”며 “이러한 패턴이 무너지다 보니 숏커버(매도했던 달러 재매수)까지 가세하면서 환율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그리스 총리가 지원이 없으면 디폴트를 시사하는 등 유로존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분간 환율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즈음 달러·엔 환율은 0.08엔 내린 81.63엔이다. 유로·달러는 0.0126달러 내린 1.4035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