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 자살 예방, 국가가 나서야 한다

입력 2011-05-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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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대식 한국오츠카제약 대표이사

얼마 전 카이스트의 학생과 교수의 자살기사가 보도됐다. 우수한 인재들을 잃어 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연예인들의 자살 뉴스가 빈번히 들려오고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의 자살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심약한 사람들의 마지막 도피 수단으로 여기며 어떠한 종교도 인정하지 않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자살은 그런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사망률 순위를 보면,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다음이 바로 자살이다. 자살은 교통사고보다, 그리고 기타 다른 질환에 의한 사망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0~30대의 사망률로만 보면, 자살이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2009년만해도 매일 42명씩 총 1만5413명이 자살을 했고, 2003년 이후 우리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더 우려할 만한 점은 자살 증가속도 또한 다른 어떤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유독 우리나라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교위주, 경쟁위주의 팍팍한 사회 구조와 그로 인한 경제적 곤란, 소외 등 많은 요인들이 사람들을 자살로 몰고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문제는 자살로 몰고 가는 입구는 크고 넓은 반면, 이러한 상황을 벗어날 출구는 너무나 좁다는 것이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 이제는 뭔가를 해야만 한다. 그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 상황이라면 자살을 질환으로 간주하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자살을 이끄는 질환으로 우울증이 있다. 통계상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 환자의 20% 정도가 자살을 하며, 자살하는 환자의 60~80%가 우울증 환자라고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잘 치료한다면 자살률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우울증을 질환으로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 터부시 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이 되면 우울증이 가장 빈번한 질환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울증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목이다.

뉴요커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정신과의 카운셀링(counseling)을 받는다고 한다. 뉴욕에서의 삶이 그만큼 복잡하고 팍팍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들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편하게 대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울증은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필요할 경우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면 많은 경우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울증 치료를 통해 자살률 또한 낮출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얼마 전 한 대학에서는 “교수님 휴대전화 열어 둘게, 언제든지 연락하렴”이란 자살방지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한다. 이제는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 대책을 도입하여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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