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예정 기업 IR(기업설명)에 가면 매번 뻔한 이야기만 나오네요”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준비 중인 한 업체의 IR행사가 끝난 뒤 한 개인 투자자가 한 말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쏠리며 투자자들이 먼저 기업 IR에 참여하고 있지만 색다른 내용이 없이 식상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장모(43세)씨는 IR이 진행된 이후 "매번 몇 년 후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며 "정작 투자 위험요소라던가 하는 점은 싹 빼고 진행해 그냥 장밋빛 전망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자가 여러 업체의 IR을 참석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은 거의 비슷한 이야기만 되풀이 하고 있다. 언제까지 매출액 얼마를 달성해 세계 업계 1위를 기록하겠다라던가 영업이익은 탄탄하다 등등 자랑거리만을 구구절절이 늘어놓기 바쁘다.
또한 어떠한 업체는 미리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그대로 읽기만 하고 다른 부분은 일체 준비하지 않은 업체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상장 전 IR을 통해 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래를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이루어나갈 것이라는 회사의 향후 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투자위험요소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IR을 진행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이다. 기자가 업체 관계자들에게 “이러한 부분이 향후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면 그제야 해명하기 바쁘다.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고 물으면 다들 한결같이 “좋지 않은 부분 회사에서 미리 말해봤자 뭐하겠습니까” 라는 대답을 하곤 한다. 좋지 않은 부분까지도 알아야 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알 권리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대물’에서 서혜림(고현정)은 “국민이 이나라의 주인이며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상장업체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주인이며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