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혼조에 한동안 SPAC 공모를 미뤄왔던 증권사들이 잇따라 청약을 실시하고 있다.
하반기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등 '대어'들의 M&A 빅딜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시 여건이 불안한 가운데 한꺼번에 상장이 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 M&A 모멘텀 부각 '염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 HMCIB스팩, 한국투자신성장1호스팩 등 총 6개의 SPAC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규모도 1306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증시 혼조와 공급과잉 우려에 잇달아 공모 철회를 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하반기 'M&A 빅딜'이 예고돼 있는 만큼 먼저 시장에 진출해 수익기반을 다져놓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 하반기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등의 M&A가 예정돼 있다.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빅딜'이 진행되면서 증시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하반기 SPAC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면서 강력한 M&A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여건+공급과잉 우려 '여전'
그러나 아직까지 SPAC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공모를 실시한 대신증권과 솔로몬투자증권의 스팩은 모두 미달됐다. 대신증권의 '그로쓰알파스팩'의 경우 총 642만 9000주 모집에 496만9650주가 모집됐다. 청약경쟁률은 0.77대 1. 솔로몬투자증권의 'SBI&솔로몬스팩' 역시 795만여주 모집에 380여만주가 청약돼 경쟁률은 0.48대 1에 그쳤다.
게다가 '하나그린스팩'은 공모를 철회했다.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어려운 현재의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기로 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한꺼번에 공모가 몰리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스팩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증권신고서 제출은 이달말로 계획하고 있지만 다른 스팩들과 일정이 겹칠까봐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들과 일정을 조율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