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캐피털이나 카드사보다 평균 2~3% 낮은 금리의 자동차할부 할부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신한은행이 300억원대 규모로 간신히 체면 유지만 하고 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3억원도 넘지 못하거나 아예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상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자동차할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매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지난 2월 18일 은행권 최초로 신한마이카대출을 출시했지만 3개월이 지난 12일 현재 1993건, 313억원 판매하는데 그쳤다.
건수로는 하루에 20여건을 웃돌지만 판매 금액으로는 33억원 판매하는데 그친 셈이다.
우리은행의 우리V오토론은 출시한지 8영업일이 지났지만 2억7000만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하루에 60여통 정도 문의전화가 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많이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달 12일 직장인 오토론을 내놓았지만 저조한 실적에 판매액 공개조차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은행들의 자동차 할부 시장 진출로 캐피털 중심의 시장구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막강한 캐피털사들의 판매구도를 깨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캐피털사들의 벽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할부 금융을 받을 때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하며 아직까지 은행에서 자동차 할부 상품이 판매되는지 모르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객이 자동차 대리점에서 카드나 캐피털 등으로 구입을 하면 바로 대출이 가능해 현장에서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은행 자동차할부 상품은 다시 한번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취급수수료와 근저당 설정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자동차 영업사원들과 고객들에게는 복잡한 과정을 다시한번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영업사원들 역시 고객들이 은행에 방문하면서 계약을 번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급적 카드나 캐피털 상품을 권유할 수 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 대출이 은행의 주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이 은행에서 관련 상품을 출시한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저렴한 금리에도 불구하고 캐피털사들의 할부 판매구조 벽이 두껍고 대출을 받을 때 다시한번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아직까지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여러가지 제도개선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