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초반 약세를 딛고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치며 사흘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장중 외국인이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서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수에 힘 입어 전날 보다 0.06포인트(0.00%) 상승한 1620.60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 역시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3.66포인트(0.77%) 오른 479.43으로 마감됐다.
이날 새벽 미국 증시가 부진한 경기지표와 반도체주 하락한 가운데 유럽증시도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아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출발했다.
오후들어 아시아 증시가 낙폭을 축소하거나 강세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개선된 가운데 코스피지수 역시 외국인 매수세 전환으로 강보합권에서 마감됐다.
특히 프로그램 매수세도 지수 반등을 이끄는데 한 몫 했다. 비차익거래 뿐만 아니라 차익 프로그램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수급상황을 개선시켰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장중 등락이 주도되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상승의 지속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는 다소 힘든 상황이다.
또한 외국인 매수세 재개에 따른 분위기는 다소 호전됐으나 거래대금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는 6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수선물 가격 변동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현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왝더독`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가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코스피가 1600선을 넘어서면서 시장 내부에는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며 "그러나 현 증시흐름을 보면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예측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가격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지난 고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대외적인 자신감이 필요한데 아직은 시장내부의 에너지를 응축시킬만한 모멘텀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환율등 대외 변수에 따라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대응이 개선될 수 있겠으나 그 흐름이 장기화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외국인의 수급상황과 관련해서 그는 "무엇보다 기존 시각을 바꿀만한 뚜렷한 변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직 외국인들의 시장 주도력 회복을 언급할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연말까지 기대할 만한 지속적인 지수의 상승 탄력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고, 외국인의 매수 강도 역시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국내외 증시는 유동성에 기초하고 있고 아직까지 금리 및 환율등 거시경제정책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희박해 당분간은 연말의 소비시즌에 기인한 내수주 위주의 순환매 전략 정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