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잇따른 M&A 염문설 증권사들 당혹

입력 2009-07-31 08:10 수정 2009-07-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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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찔러보자...유진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휘말려

KB금융지주가 대형증권사를 상대로 실효성 없는 염문설을 퍼뜨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그동안 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 일부 대형증권사들이 한순간에 KB금융지주 인수설에 휩싸여 곤혹을 치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비은행 규모를 키우기 위해 대형증권 인수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은행에 편중된 포지션을 막고 그룹 차원의 자산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의 어설픈 마케팅으로 오히려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지금까지 KB금융지주 인수설에 휘말린 대표적인 증권사는 유진증권과 현대증권, 교보증권 등이다.

문제는 이들 증권사들이 모두 매각의사가 없음은 물론 양측 간에 M&A를 위한 물밑작업 시도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한 순간에 매각 대상자로 몰려 주식이 요동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는 것.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KB금융지주가 대형 증권사를 상대로 인수설을 퍼뜨린 뒤 (해당 증권사에서) 반응이 오면 M&A협상자로 삼으려는 의도 같다”며 “인수에 성공할 때까지 당분간 이런 식으로 피해를 받는 증권사가 계속 생길 것 같다. 말 그대로 (KB금융지주가) 치졸한 언론플레이를 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언론에 흘러나와 부담스럽다”며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 거론되면서 주식 변동이 심해지고 고객들 역시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B금융 인수설에 휘말린 증권사가 그나마 M&A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상 인수가 거의 불가능한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 같다”면서 “한 예로 현대증권의 경우 지분이 현대상선과 현대택배 등 현대계열사 여러 곳에 얽혀져 있다. 이 때문에 현대증권을 인수한다고 해도 구입 예상 비용만 수조 원에 이른다. KB지주가 증권사 인수를 위해 이정도의 투자를 할리도 없겠지만 구입한다고 해도 실효성만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염문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일단 KB금융지주는 손해 볼 일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여론화를 통해 대형 증권사 매몰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이에 따라 좀 더 빠른 시간에 매몰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그만큼 자산이 풍부하다는 것도 시장에 보여주는 예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증권사 인수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동안 은행으로 포지션이 편중된 것을 막고 그룹 내 자산규모를 골고루 펼치기 위함이다.

사실상 KB금융지주는 자산규모가 국내 최고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M&A실패를 여러 번 맛봤다.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증권, 보험인수 희망을 여러 차례 시장에 알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나마 지난 2007년 규모가 작은 한누리증권 인수 성공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M&A성과는 거의 바닥수준이다.

이는 다양한 포지션으로 자산을 늘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이 30일 KB지주 기업설명회에서 “신한지주의 실적을 보고 놀랐다. 카드와 은행 등 계열사들의 다양한 이익구조로 전체적인 이익(규모)이 커진 것 같다”고 부러움을 드러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황영기 회장 역시 인수합병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우리은행장 역임 시절에도 대주주인 예보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M&A를 강조해 미움을 산적도 있다.

그러나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재편논의와 관련, (은행권 M&A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수익구조와 외환차입구조 등의 적절한 환경이 필요한데 올해 우리 금융의 모습으로는 적절하고 괜찮은 값을 받기 어렵지 않겠냐”고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쳐 과연 향후 어떤 KB금융지주에 제동이 걸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자산을 보유한 KB금융지주가 근거 없는 소문의 근원지라는 것이 금융시장에 떠돌면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 1위 지주사면 지주사답게 좀 더 명확하고 근거 있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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