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한동훈, 尹 만난 후 씁쓸해해...진심 통하지 않은 듯"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을 두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에 대해 "별로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었다"며 "(한 대표가) 굉장히 씁쓸해하더라"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그 이유에 대해 "지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이 정권 출범 이후부터 2년 반씩 블랙홀이 돼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지 않나"라며 "그래서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대통령을 만나 뵌 것인데, 대통령실의 인식은 상황을 안이하게 보시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 해결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과 당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며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처음에 독대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도 계속 연기하고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질문자가 '앞으로 한 대표가 어떻게 할 거라고 보나'라고 묻자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할 것"이라며 "아마 또 독대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형식은 아닐 거다. 이번에 회담을 해 보니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어떤 경우든 민주당과 손잡아서 대통령실을 힘들게 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심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걸 대통령실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부분을 숙고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을 "한 대표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 부총장은 "저희들(친한계)이 사실 면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다"라며 "(한 대표가) 바로 집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한 대표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공개한 면담 사진을 두고 "저도 오랜 세월 정치판을 봐 왔지만 좀 생경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 한 장의 사진이 상당히 많은 것들을 얘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홀대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진행자의 말에는 "답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신 부총장은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이 20~30분가량 미뤄진 것에 대해선 "대통령이 워낙 공사다망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대표는 야외에서 20여 분 서서 기다렸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북한인권재단' 관련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어제 그 회의 석상에서 듣는 순간 '오후 회담이 잘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이 오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신 부총장은 '한 대표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궁금하다'는 진행자의 말에 "이 상황에서 또 뭔가를 해 나가야 하는데 사실 갑갑하다"며 "자의적으로 이 길을 가자고 해서 온 게 아니라 민심을 받드는 거라고 생각해서 온 거고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완급 조절을 하면서 가야 할 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