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미치게 하는 '응급실 뺑뺑이'…환자 태워도 출발 못 한다"

입력 2024-09-19 09:15 수정 2024-09-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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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센터 (연합뉴스)
▲응급의료센터 (연합뉴스)

김동욱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사무처장이 "환자를 태워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응급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구급대원들이 미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 사무처장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가 대책을 많이 마련한 덕분에 연휴 기간을 그런대로 잘 넘어간 것 같다"며 "하지만 전공의들이 떠난 상황에서 의료진들의 체력도 이제 거의 바닥났다. 응급실 포화 상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가 더 우려된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했다.

구급대원들의 어려움도 전했다. 김 사무처장은 "응급실 뺑뺑이라고 보통 말하는데 정확하게는 '전화 뺑뺑이'다. 쉽게 말해서 이런 환자가 있는데 병원에 가도 되냐고 물으면 병원이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며 "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적절한 병원으로 구급차가 출발해야 하는데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출발하지 못한다. 환자 측은 빨리 가자고 하고 병원은 받아주질 않으니 구급대원들이 정말 미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뺑뺑이로 인해 구급대원들의 근무 환경이나 복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많은 구급대원이 잦은 출동, 장거리 이송 등으로 식사를 못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들어오는 길에 사비를 들여 식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행정안전부가 출동 간식비 지급 기준을 확대해서 식사하지 못한 구급대원들에게 출동 간식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병원 응급실에 의료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할 경우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지침을 일선 병원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지금도 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 명확하게 면책 지침을 시달한 것"이라며 "안 그래도 병원 선정에 고생하는 구급대원들에게 어려움이 더 가중될까 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걱정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소방청장의 언론 접촉을 막는 지시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소방서장한테 보고하고 언론 접촉을 하라고 지시했다. 구급대원들이 기자들과 접촉해 정부 측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니까 통제하려는 것 같다"며 "쉬는 날에 언론과 접촉하는 것까지 통제하는 건 자유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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