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피공간 '노후 산단', 핫플레이스로 환골탈태

입력 2024-09-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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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장관회의 열고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 발표
2027년까지 문화융합 선도산단 10개 선정해 범부처 사업 종합 지원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감도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감도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이자 제조업 강국 도약의 밑바탕 역할을 수행했으나 노후화로 청년 기피 공간으로 전락한 산업단지가 청년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7년까지 '문화융합 선도산단(가칭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을 10개 선정해 범부처 차원의 종합 지원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월 경상남도 민생토론회에서 산단에 근무하는 청년 근로자가 열악한 근무 여건 개선을 건의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청년이 살고 싶은, 문화가 풍부한 산업단지 조성’을 지시, 3개 부처는 즉각 범부처 합동 전담팀(TF)을 구성하고 현장 방문, 전문가 의견수렴, 기업 간담회 등을 거쳐 이번 계획을 수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산단 특성 맞춘 통합 브랜드 구축…복합문화공간 '라키비움' 랜드마크 건립

먼저 산업단지별로 주력업종, 역사성 등 특성을 반영해 브랜드를 개발하고, 산업단지의 역사가 담긴 공간을 재해석해 도서관・기록관・박물관 기능의 복합문화공간인 '산업 라키비움(Larchiveum)'과 기업 체험관 등 랜드마크를 건립한다.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광장, 공원 등 특화 브랜드 공간을 개발하고, 제품 전시·체험관 등을 운영하여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육성한다.

◇ 식당·카페 늘리고 최대 90% 저렴한 임대주택 제공

산단 내 문화·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경관을 개선해 산단의 일상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다.

산단 입지 제도를 개편해 문화·체육시설과 식당·카페(Food & Beverage) 시설을 확대한다. 공공체육시설용 토지의 조성원가 분양, 공장 내 부대시설로 카페·편의점 설치 허용을 추진한다.

매년 전국 산단의 '아름다운 공장'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 민간의 자발적 경관개선 노력을 확산하며, 영세 노후공장의 내·외관 개선 예산을 공장별 2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밤이 빛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산단 야간경관 개선, 산단 기반시설과 조형물·미디어아트를 접목하는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 도입, 청년문화센터 건축 확대도 추진한다.

산단 근로자의 경우 시세 대비 35~90%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산단 내 카풀·동승택시 이용을 지원하는 교통 플랫폼도 시범 도입한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임대형기숙사 조감도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임대형기숙사 조감도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 '천원의 일상문화 티켓' 추진…산단 문화주간 운영 등 관광 콘텐츠 개발

산업단지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관광 특화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천원의 일상 문화 티켓 사업'을 시범 추진,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요를 발굴해 영화 티켓 등 일상 문화 티켓을 할인받아 대량 구매하면, 중소 입주기업이 자금을 매칭해 근로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또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을 통해 산단별로 총감독을 선임하고 근로자 문화체험, 야외 벼룩시장, 지역예술가 전시회 등 특화 콘텐츠를 기획한다.

이와 함께 '산단 문화 주간'을 운영해 산단별 축제도 활성화하고, 구미시의 산단 내 식품사와 협력한 라면축제 사례와 같이 산단 브랜드, 지역자산, 제품 등을 활용한 관광 체험 콘텐츠도 개발해 산단을 관광자산으로 만든다.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 비전 및 목표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 비전 및 목표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 20207년까지 문화융합 선도산단 10개 선정…문화 융합 플랫폼 조성

서울의 성수동 사례와 같이 노후 산단을 청년 창업가와 문화예술인의 실험무대로 전환하여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청년이 선호하는 문화·지식산업의 산단 입주 수요를 확인해 입주를 확대하고, 청년에게 문화·지식산업 분야 창업·협업 공간을 저렴하게 제공한다. 또한 산단 내 ‘청년 공예 오픈스튜디오’(열린 공방), 예술인 레지던시 등을 조성해 예술인을 유치한다.

문화융합 선도산단을 선정, 산업단지 브랜드 개발과 랜드마크 조성, 산단별 특화 문화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산업단지 재생사업 등 산업부와 문체부, 국토부의 13개 사업을 집중 지원한다.

정부는 문화융합 선도산단의 성공모델을 빠르게 만들기 위해 내년에 3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0개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60년대 경공업 수출기지로 시작한 산단은 70~80년대 중화학 공업, 90~2000년대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모해 우리 제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했지만 회색빛 낡은 이미지와 문화·편의시설 및 콘텐츠 부족으로 청년이 기피하고 있다"라며 "이번 계획을 통해 산업단지에 문화를 담아 청년이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우리 제조업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단지만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 여건 조성이 필수"라며 "산업단지의 공간에 문화를 접목하고, 산업단지만의 색깔을 입힌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 산업단지를 지역 주민, 청년, 외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규로 조성하는 국가산업단지도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부지 공급을 넘어 계획 수립 단계부터 문화가 담길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할 것"이라며 "산단을 문화와 사람이 모이는 거점이자 지역 발전의 핵심 요람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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