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영화계 예산 829억…유인촌 "중예산 영화 지원에 힘쓸 것"

입력 2024-09-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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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 신설…100억 편성
상반기에 중단된 '홀드백' 문제도 재점화
유인촌 "책임심의제 도입해 공정한 지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예산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예산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내년 영화 부문 지원 예산은 총 829억 원이다. 지난해 대비 12.5%(92억 원)가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0억~5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중예산 영화' 지원 부문을 신설해 100억 원을 편성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2025년 예산 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공 확률과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며 "영화진흥위원회뿐만 아니라 문화ㆍ예술 분야에 책임심의제를 도입해 지원 시스템을 바꾸겠다"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책임지기 싫으니까 전부 외부 전문가를 모신다. 영진위에 20년 근무했으면 다 전문가다. (지원을 결정했으면) 성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팔로우해야 한다"라며 "영진위도 확실하게 내년 지원 사업부터 책임 심의로 바꾸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래야 블랙리스트도 안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들의 심의를 통한 지원이 아닌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이 직접 심의에 참여해 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화ㆍ예술 분야 지원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첫 시작이 바로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이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지희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문체부는 내년 영화 분야 중점 사업으로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을 기획해 100억 원의 예산을 따냈다"라고 밝혔다.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을 통해 영화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박 영화'를 만들어 무너진 영화계를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정부는 흥행이 힘들어 민간으로부터 투자받기 힘든 독립ㆍ예술영화를 주로 지원해 신인 감독과 배우를 발굴했다. 이제는 300~500만 명의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상업영화에도 정부 예산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영진위와 영화 업계 의견을 많이 수렴했는데,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다행히 기획재정부를 잘 설득해서 이번에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 부문의 예산을 편성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업계 내 견해 차이로 중단된 '홀드백' 논의 재점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예산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예산지원 관련 영화업계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이날 토론회에서는 창작, 투자, 배급, 제작, 극장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영화계의 어려움과 극복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그녀가 죽었다'를 연출한 김세휘 감독은 개성 있는 영화에 대한 지원을 특별히 주문했다. 그는 '파묘'의 사례를 언급하며 "요즘에는 마니아적인 게 더 잘 먹히는 시대"라며 "상업적인 부분도 챙겨야겠지만 열린 마음으로 색깔적인 부분을 고려해 달라"라고 말했다.

극장계는 홀드백(hold back : 한 편의 영화가 이전 유통 창구에서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강조했다.

허민회 CJ CGV 대표는 "사람들이 극장에 오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드라마성 위주나 잘 만들었더라도 스토리가 뻔한 영화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OTT에서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오지 않는 것"이라며 홀드백 필요성을 언급했다.

남용석 메가박스 대표 역시 "프랑스는 홀드백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극장 산업이 코로나19 이전의 90%까지 회복했다"라며 "오늘 주제는 아니지만 생태계 활성화하는 데 홀드백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나는 무조건 홀드백을 하자고 했다. 영화관에서 확실하게 틀고, 그 이후에 OTT에 넘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해도 시행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 상반기 영진위와 함께 '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협의체'에서 홀드백 법제화를 논의했다. 하지만 객단가ㆍ스크린 상한제 등에서 업계 내 견해 차이가 해결되지 않아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나머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홀드백에 관한 부분만 합의해서 발표할 수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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