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부터 시행된 첩약 건강보험 적용 1단계 시범사업이 29일부터 2단계 시범사업으로 확대 적용된다.
첩약이란 한약재를 조제·탕전해 ‘액상 형태로 제공하는 치료용 한약’을 뜻한다. 그간 첩약은 환자 만족도와 수요가 높음에도 비용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성과평가’를 보고했다. 3년 가까이 진행된 1단계 시범사업의 경우 9025개의 한의원이 참여했다.
시업사업 결과, 전반적인 만족도는 95%로 진료(진찰, 처방)에 대한 만족도 98%, 첩약 전달 절차에 대한 만족도 98%, 탕약 상태에 대한 만족도 99%, 진료비 부담 경과에 대한 만족도는 92%에 달했다. 또한, 시범사업 참여 환자 조사 결과 환자 1인당 비용이 비급여 첩약 대비 8만4860원 경감했다고도 응답했다.
복지부는 1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첩약의 안전성이 강화되고 비용을 경감시켜 한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향상됐음을 확인했다며 사업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한적인 대상질환 △불충분한 첩약 급여일수 △한방병원의 미참여 △높은 부담률 △낮은 수가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사업내용을 개편해 적용했다.
시범사업 2단계에서는 대상질환, 대상기관, 급여일수가 확대됐고 환자 본인 부담률도 법정본인부담률 수준으로 했다. 구체적으로 대상 질환은 기존의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외 요추추간판탈출증, 기능성소화불량, 알레르기비염이 추가됐다.
급여일수는 기존 연간 1개 질환, 최대 10일분에서 연간 2개 질환, 질환별 최대 20일분까지 확대됐다. 기존 50%의 본인 부담률도 법정본인부담률 수준인 한의원 30%, 한방병원 40%로 변경됐고, 대상기관도 기존 한의원에서 한방병원과 한방진료과목 운영병원으로 확대됐다.
한의계에서는 복지부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1회당 4만~5만 원만 부담하면 첩약복용이 가능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일 이후 동일기관에서 동일 질환으로 계속 첩약을 복용할 경우에도 비급여가 아닌 시범 수가(전액본인부담)로 복용할 수 있어 비급여로 첩약을 복용할 때와 비교해 낮은 비용으로 첩약 복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2단계 시범사업 시행에 앞서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8000여 개 의료기관으로부터 참여 신청을 받았고, 이중 일정 요건을 갖춘 5955개소를 참여기관으로 선정했다. 한의계의 추가 참여 요청에 따라 상반기 중으로 시범사업 기관을 추가 모집해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 회장(자생한방병원 설립자, 한의사)은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은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를 늘리면서도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첩약이 건강보험 제도에 편입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이번 시범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첩약은 환자 개별에 맞는 맞춤형 의약품으로 첩약을 구성하는 모든 한약재는 ‘의료법 시행규칙,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의해 원자재 관리, 위생관리, 시설관리 등 기준을 갖춘 우수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hGMP) 인증 시설을 통해 안전하게 제조되고 있다”며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유효성이 보장된 우수한 첩약을 국민에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