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시장 포화로 차별화 중요...GS25ㆍ세븐일레븐도 특화 매장 확대
편의점 CU가 라면, 스낵에 이어 K팝을 주제로 한 특화 매장을 잇달아 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업계 전반의 상품 구색이 비슷해지고 시장도 포화하면서 차별화를 꾀해 매출 증대를 정조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5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 업계 첫 엔터테인먼트 특화 편의점 '뮤직 라이브러리(CU 에이케이&홍대점)'를 개점했다. 뮤직 라이브러리는 기존 점포를 재단장한 것으로, K팝 아티스트를 테마로 '팝 앤 팬시(POP & FANCY)' 콘셉트로 꾸몄다.
81.53㎡(약 30평) 규모로 내부는 엔터테인먼트(엔터)와 상품 공간으로 구분했다. 엔터 공간에서는 아이돌 뮤직비디오가 송출되고 200여 개 아이돌 앨범과 굿즈를 판매한다. 상품 공간은 기존 편의점에서 판매해온 700여 종의 음료와 디저트 등을 진열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특성을 고려해 상품 카테고리도 영문 표기했다.
CU는 편의점 업계에서 유독 특화 매장에 힘을 주고 있다. 작년 12월 홍대 앞에 '라면 라이브러리', 올해 4월엔 인천국제공항에 과자류를 강화한 '스낵 라이브러리'를 열었고, 지난달 샐러드에 역점을 둔 '샐러드 특화 편의점'을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라면 라이브러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타깃층으로 국내외 라면 230여 종을 초대형 진열장에 채우고 시식대, 즉석조리기 등을 갖췄다. 첫 공개 이후 가맹점 신청이 이어져 전국에 약 10개 라면 특화 매장이 운영 중이다. 스낵 라이브러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라면 다음으로 과자와 디저트를 많이 구매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국내 및 수입과자 등 480여 종을 구매할 수 있다.
샐러드 특화 편의점은 삼각김밥, 도시락과 함께 샐러드를 새 전략 카테고리로 키우기 위해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샐러드 매출 비중이 높진 않지만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으로 잠재력이 있는 판단이다.
CU가 특화 매장에 역점을 두는 것은 편의점업계 전반의 상품 구색이 비슷해지면서 차별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점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을 깨고, CU만의 강점을 찾아나선 것이다. 또 현행법상 동일 브랜드 편의점 인근 100m 내 신규 출점이 불가능한 규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타사 대비 수익성이 높은 특화 매장이 복안이 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 고객 유입은 물론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어 특화 매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른 브랜드 편의점들도 특화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프로스포츠 구단과 협업한 특화 매장이 강점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타워점'에서 프로야구단 LG트윈스, 대전 '타임월드점'과 울산 '빅크라운점'에서 각각 한화이글스, 프로축구단 울산HD FC 굿즈를 선보여 인기다. 서울 인사동에선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체험형 편의점 '그라운드블루49점', 젊은층이 모이는 성수동에서는 각종 팝업을 열 수 있는 '도어투성수' 매장도 각각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패션·뷰티 특화 매장을 앞세우고 있다. 9월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던던점'이 대표 사례로, 30여 종의 K뷰티 브랜드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몽'과 협업 의류를 판매 중이다. 통상 편의점 상품의 80~90%에 달하는 식품 비중도 70%까지 낮췄다. 지난달엔 CJ올리브영과 함께 신선식품에 패션·뷰티를 더한 '뉴웨이브오리진' 점포를 서울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에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