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도 모르는 장단기금리차 확대, 코스피와도 디커플링

입력 2023-10-25 09:43 수정 2023-10-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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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호조 반영도 수급적 요인도 재정 크레딧 이슈도 아닌 대외요인 탓
미국채 변곡점 형성된다면 국내 장기금리도 빠르게 떨어질 수도

(금융투자협회, 체크)
(금융투자협회, 체크)

채권시장에서 장단기금리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통상 장단기금리차 확대는 경기호조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이같은 해석과 거리가 멀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와 연동되던 흐름도 깨져 디커플링되는 모습이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장단기금리차는 31.9bp까지 벌어졌다. 이는 지난해 5월11일(34.1bp) 이후 1년5개월만에 최대치다.

최근 장기물 금리가 미국채에 연동해 크게 상승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실제 이날 국고10년물은 4.374%를 기록해 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19일(현지시간 기준) 4.9876%로 2007년 7월19일(5.0201%) 이후 16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견고한 반면, 우리 경제는 그렇지 못한데다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라도 장기물 금리가 올라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했던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동환율제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금리가 미국하고 동조화되는 것을 이번에 많이 봐서 고민”이라며 “IMF하고 얘기도 하고 BIS하고 얘기도 하고 세계 석학이라는 사람한테 물어봤는데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월초까지만 해도 동조화흐름을 보이던 장단기금리차와 코스피지수는 그 이후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2357.02를 기록해 3월14일(2348.97) 이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간 상관관계가 1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30bp 넘게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며 과도하다. 이럴만한 경기펀더멘털은 아니다. 국내도 미국을 따라 기간프리미엄이 빨리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쪽 영향이 제일 컸다. 기간프리미엄 문제도 있는데 아무래도 수급요인이 주된 요인이다. 3분기 이후 대출 증가로 은행채 발행이 늘었다. 세수부족 때문에 한국전력 이외 공기업 조달이슈도 있어 공사채 발행물량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채 시장에 변곡점이 올 경우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명실 연구원은 “기간프리미엄은 수급적 요인과 국가간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한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국고채 발행물량이 줄고 있는데다 내년도 국채발행물량도 부담이 적다. 미국처럼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아니어서 국가 크레딧요인도 아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찍고 하락하고 있다. 미국쪽에서 변곡점이 형성된다면 국내 금리도 빨리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은행 조달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윤여삼 연구원은 “올 상반기 3%대 중반이었던 은행채 금리가 지금 4%대 중반을 넘고 있다. 평균 임대수익률이 5% 내외인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가 5%대를 형성하고 있고 상단은 7%대다. 은행 조달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장단기 금리차에 미칠 영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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