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자리에 출력 떨어지는 느낌” 해석
여론조사 결과 소문에 여권 휘청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발언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11일 “치밀하게 계획된 일급 살인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해 우려를 표했던 자우림 김윤아 씨를 두고선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행보가 10월 초 실시되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김 대표의 행보에 당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을 가리켜 “단순한 가짜뉴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치밀하게 기획된 공작뉴스 차원의 문제”라며 “치밀하게 계획된 일급 살인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렇게 대범하고 난폭한 국기문란 범죄를 혼자서 리스크 관리하겠나. 분명히 뒷배가 있다는 게 상식 아니겠나”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후설을 제기했다. 3월 중순 이 대표와 첫 회동을 할 때 ‘협치’를 강조했지만, 12일 ‘한국의 희망’ 양향자 의원의 이 대표 만남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국회에서는 우리가 약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표 자리에 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며 “그러니까 자꾸 목청을 높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스로 존재감이 떨어지는 상황을 의식하다 보니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만연하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출신의 여권 의원은 “지도부에서 존재감이 없고 메시지를 잘 못낸다”며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이 그렇게 큰 이슈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예전보다 지도부의 존재감이 많이 약하다”며 “지금은 다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최근 여권에서는 여의도연구원, 민주연구원 등 양당의 싱크탱크 자체 내부 여론조사 결과에 관한 얘기가 돌면서 홍역을 치뤘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결과치가 퍼졌기 때문이다. 여권 한 의원실에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시행해 지역구 상황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용산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못 하는 거지, 내부적으로는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