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 교사를 직위해제 할 경우 전문가 검토 단계를 거치도록 한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거나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교사를 즉시 직위해제하는 상황들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향후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돼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 통보가 이뤄졌다고 해도 바로 직위해제 절차를 시작하지 않는다.
유관부서의 업무담당자, 법률전문가, 해당 학교 구성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 협의체'에서 해당 사안을 교육활동보호 차원에서 분석하고 직위해제의 적절성을 먼저 검토하게 된다.
최근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울산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로 교원의 수사 개시를 통보한 사례는 총 448건이었으며, 이 중 7.8%인 35명은 직위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아동학대, 성 비위 등 사안이 발생해 학생 또는 동료 교직원들과의 긴급 분리가 필요한 경우 직위해제 시행을 검토해 왔다. 특히, 아동학대로 인한 직위해제는 비위 정도가 매우 심각해 즉시 분리가 필요하거나 성 비위 등과 결합 됐을 때 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의2에 따르면 ‘직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중징계의결 요구 중인 경우,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경우, 금품 비위·성 비위 등으로 인해 감사원 및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 임용권자가 직위해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직위해제는 공무원 직위를 유지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직위를 일시적으로 소멸시키고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보직해제' 조치다. 이는 '징계'와는 다른 처분이지만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되면 보수, 승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 사실상 인사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법령과 학칙에 따른 교원의 생활지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처벌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지자체 및 수사기관에서는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사안 조사 시 교육청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