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풍 ‘카눈’ 한반도 상륙…하늘길·뱃길·철길 끊기며 피해 ‘속출’

입력 2023-08-10 15:09 수정 2023-08-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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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경남 거제 상륙해 남북 종단할 전망
남부권 중심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신고 속출

▲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서울 청계천 산책로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서울 청계천 산책로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며 전국적으로 하늘길·뱃길·철길이 끊기고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 카눈은 11일 새벽쯤 북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수도권은 구름대의 영향으로 인해 주말까지 비가 계속해 내릴 전망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오전 9시20분께 경남 거제로 상륙해 오후부터 진행 방향을 ‘북북서’로 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

태풍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끊겼다. 또 육지에서는 열차 등이 운행 중지됨에 따라 철길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의 발길도 묶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213편이 결항 또는 사전 결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편은 카눈이 수도권 방향으로 이동함에 따라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더라도,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차질이 우려된다.

육지에서는 고속열차(KTX)와 일반 열차가 멈춰 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 열차 247회의 운행이 중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남해안 지역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 열차 등을 카눈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버스 밑바닥을 뚤고 올라온 맨홀 뚜껑의 모습. (연합뉴스)
▲버스 밑바닥을 뚤고 올라온 맨홀 뚜껑의 모습. (연합뉴스)

카눈이 이미 휩쓸고 지나간 남부 지역에는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다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거제시에서는 아파트에서 벽돌이 떨어져 차량 다수가 파손되고, 창원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총 138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특히 경남 창원에서는 맨홀 뚜껑이 솟구쳐 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온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맨홀 뚜껑 하나가 굉음을 내며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고 올라왔다. 맨홀 뚜껑은 승객들이 앉아 있던 좌석이 아닌 차체 중앙 부분을 뚫고 들어왔다. 시내버스에는 버스 기사를 비롯해 5~6명이 탑승 중이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카눈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80hPa(헥토파스칼)과 29㎧로, 태풍 강도 등급은 '중'이다. 앞서 카눈의 강도는 우리나라에 접근할 당시 ‘강’ 등급이었으나,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눈이 수도권에 접근할 때쯤 속도가 시속 19㎞까지 느려지며 더 큰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중대본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태풍 카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중대본은 안전안내문자로 “가능한 실내에 머물고 하천, 해안가, 계곡, 급경사지에 접근하지 말라”며 “특히 침수·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대피 명령 시 즉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카눈 11일 새벽께 북한으로 이동…“전국 호우 지속”

▲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서울 세종로의 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서울 세종로의 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카눈은 이날 낮 12시 대구 서남서쪽 50㎞ 지점에 이르렀고, 오후 6시 기준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는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르겠다. 이후 휴전선을 넘어 11일 오전 3시엔 평양 남동쪽 120㎞ 지점까지 올라가겠다.

앞으로의 추가 강수량은 강원영동 100~200㎜(많은 곳 3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 50~150㎜, 충청·전북 50~100㎜(많은 곳 150㎜ 이상), 전남동부 30~80㎜(많은 곳 100㎜ 이상), 광주·전남서부 10~60㎜, 대구·경북 50~100㎜(경북서부내륙·경북동해안 많은 곳 200㎜ 이상, 경북북동산지 많은 곳 150㎜ 이상), 부산·울산·경남 50~150,㎜ 울릉도·독도 20~60㎜, 제주 5~10㎜로 예상된다.

특히 강원영동·경상해안·경상서부내륙·전라동부 지역에는 전날부터 시간당 40~60㎜의 호우가 이어지고 세찬 강풍 또한 동반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 밤부터 제주와 남부지방은 비가 차츰 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북서부를 비롯한 수도권에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라며 “외출과 외부 작업을 자제하고, 개울가 등 침수 위험지역에는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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