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응암동 ‘e편한세상 백련산’ 아파트 보류지가 주변 시세보다 최고 2억 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나선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응암4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1일 e편한세상 백련산 보류지 2가구 매각 공고를 냈다. 해당 가구는 모두 전용면적 84㎡형으로 최저 입찰가격은 각각 9억3000만 원(3층)과 9억2000만 원(2층)이다. 입찰 기간은 오는 14일 오후 4시까지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분양 관련 사항 변동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만 19세 이상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주변 부동산업계는 이 단지의 최저 입찰가격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단지 바로 앞 ‘백련산 해모로’ 전용 84㎡형은 지난해 10월 10억4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매매 호가는 12억 원 수준에 형성됐다. 이 단지와 맞닿은 ‘백련산 SK뷰 아이파크’ 전용 84㎡형은 지난 1월 12억 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매매 호가는 최고 14억 원이다. e편한세상 백련산 보류지 최저입찰가격은 주변 아파트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억2500만~2억8000만 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응암동 T공인중개 관계자는 “보류지 물건이 2~3층 저층이라고 해도 주변 시세에 비하면 2억 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라며 “e편한세상 백련산 단지가 언덕에 있고 가구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을 반영해도 싸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응암4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최저 입찰가격이 낮다고 평가하는데 엄청 낮은 수준은 아니며 주변 시세를 반영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촌 그랑자이’와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등 서울 내 주요 아파트 보류지는 최저 입찰가격을 매매 호가 수준으로 책정했다가 줄줄이 낙찰에 실패했다.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발표와 규제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이 매수 관망세로 돌아서자 보류지 시장이 얼어붙은 셈이다. 이 때문에 e편한세상 백련산은 일찌감치 몸값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하락 등을 고려해 조합이 보류지를 빨리 매각하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이라며 “최저 입찰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낮추더라도 분양가보다는 비싼 만큼 조합으로서는 여전히 이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