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2번 출마를 줄곧 주장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호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2번이든 4번이든 야권 단일화 후보는 두 번째 후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안 대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선거에서 양보했던 점에 대해선 이번 선거에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안 대표는 2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2번이 되든 4번이 되든 야권 단일 후보는 두 번째 사람"이라며 기호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야권 단일 후보가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기호 2번으로 안 대표가 나오지 않을 경우 선거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본인의 말에 대해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해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걸 강조했을 때 과연 국민의당의 4번을 갖고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냐"며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단일화된 후보는 기호 2번으로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김 위원장께서 지금 제1야당의 책임을 맡으신 분이니깐 제1야당 입장으로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단일 후보가 되면 또 열심히 선거를 도와주실 거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4일에 선출되니깐 선출되는 대로 만나 뵙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우리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라는 것들을 서로 선언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방식, 합의를 가능하면 빨리 이루자고 그렇게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가 그 방법만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면 문제는 풀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 대표는 10년 전과같이 아름다운 양보를 할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럴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선에 임하고 서로를 선의의 경쟁하는 동료라고 생각하면서 경선을 치르게 되면 누가 거기서 뽑히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만약에 단일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저는 열심히 단일 후보를 도와서 반드시 서울시장에 당선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