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 상승률이 세계 60개국 중 두달연속 톱10에 들었다. 또, 실질실효환율은 1년7개월만에, 명목실효환율은 1년9개월만에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영향이 11월까지 이어진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흐름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두달연속 급락했기 때문이다.
![(BIS, 한국은행)](https://img.etoday.co.kr/pto_db/2020/12/600/20201219053704_1557143_869_358.jpg)
명목실효환율은 전월대비 1.42%(1.62포인트) 상승한 114.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116.45) 이후 최고치다. 전월대비 상승률로는 세계 10위에 올랐다. 역시 남아공이 4.71% 올라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멕시코(3.64%)와 콜롬비아(2.65%), 브라질(2.62%)의 상승폭이 컸다.
원화 실질실효환율과 명목실효환율 상승률은 직전월에도 각각 세계 2위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지난해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절상)한 때문이다. 실제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2.4%(27.92원) 하락한 1116.76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6월(1092.80원) 이후 2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직전월 2.9%(34.12원) 급락하는 등 6개월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명목실효환율과 실질실효환율간 격차는 6.34포인트로 두달연속 확대됐다. 7월엔 6.53포인트까지 벌어져 2003년 1월(6.70포인트) 이후 17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실효환율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주요 교역상대국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1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1% 하락해 두달연속 뒷걸음질 쳤다. 전년동월대비로도 0.6% 상승에 그쳐 역시 두달째 0%대 상승률에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두달 연속 급락하다보니 실질 및 명목 실효환율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은 0.33%(0.42포인트) 오른 126.13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1.57%(1.84포인트) 떨어진 115.18를, 유로는 1.09%(1.06%) 하락한 95.95를 보였다. 이는 각각 하락률 세계 2위와 7위를 기록한 것이다. 일본도 0.27%(0.21포인트) 내린 77.2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