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탐정] 흥국쌍용 재보험 사기 '망신'

입력 2008-11-04 11:21 수정 2008-11-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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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가 A등급이라 속이고 C등급사 가입 보험료 차액 챙겨

국내 일부 손보사들이 RG(Refund Guarantee)와 관련 한 브로커에게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했다. 게다가 최근 C&중공업과 중소 조선사들이 자금사정 악화 우려에 보험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해 이번 주 제재심의 위원회에 안건을 올릴 예정이며, 검찰 고발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보험 사기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국내 일부 손보사들이 국내의 한 재보험 브로커를 통해 선박금융 RG에 대한 재보험을 의뢰했다.

이 브로커는 런던 등지에 소재한 A등급의 재보험사에 재보험을 가입하는 것 처럼 손보사에 설명하고는 실제로는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C등급 재보험사에 재보험을 가입한 것이다.

피해를 본 보험사들은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고 사기 혐의로 고발 조치한 것이다. 그리고 일부 보험사들은 부랴부랴 다시 A등급의 재보험사에 재보험을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한 국내 브로커에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한 보험사는 흥국쌍용화재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소가 선박을 수주할 때 선주가 선수금을 주는데 선주 입장에서는 선수금만 주고 나중에 완성된 선박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조선소에 선수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한다.

이에 조선소들은 은행에 선수금 이행보증(RG : Refund Guarantee)을 일정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발급받는다. 은행들은 이 보증에 대해 수출보험공사등에 재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뒤늦게 RG시장에 뛰어들어 경험이 없던 보험사들은 재보험 가입을 해외의 재보험에 가입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 브로커에게 당한 것이다.

C&그룹의 C&중공업에 RG규모는 4천억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보험사들은 주로 중소 조선업체들에 보증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중소조선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들 중소조선사들이 무너지는 경우 재보험에 가입한 재보험사가 지급을 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지급불능을 선언하면 이들 보험사들이 선주들에 돈을 대신 물어 줘야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발급한 RG 는 8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험이 부족한 보험사들이 사전 준비 없이 돈 된다고 하니 너나없이 선박금융에 손을 댔다”며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전문가는“상식적으로 보험사들이 한 브로커에게 재보험 가입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보험사들의 국제금융에 대한 현 수준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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