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이테크건설 주가가 이달 들어 70%가 빠져 시가총액 1200여억원이 허공에 사라졌다. 이에 대해 주식시장 침체와 건설사들의 주가급락에 시행사 채무 인수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일부 세력의 반대매물이 시장에 쏟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든든한 모회사(동양제철화학)를 둔 이테크건설이 최악으로 갈 상황은 아니라며 단기간에 너무 떨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만에 6만원에서 19000원으로 급락
이테크건설은 지난 1일 600원 하락한 6만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만해도 주식시장의 소폭 하락에 따른 하락 마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7일 이테크건설은 춘천 코아루 아파트사업과 관련 시행사 참빛건설의 채무 137억원을 인수키로 결정했다는 공시가 주가 폭락의 시발점이 됐다.
시행 채무 137억원은 자기자본대비 21.2%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였고 명동시장에서는 이를 시발점으로 다른 시공건에 대해서도 미분양에 따른 채무를 떠 앉게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여기에 21일 투자자문사인 밸류인은 특별관계자와 함께 이테크건설 주식 14만4700주(5.17%)를 장내매매를 통해 처분에 나서 지분율을 7.74%에서 2.57%로 줄였다. 평소 평균 2000여주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13일에는 34여만주가 거래되며 3일 연속하한가 행진을 멈췄다.
시장에서는 일부 세력의 신용과 주식담보 물량이 담보비율이 깨지면서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채시장 관계자는“밸류인이 투자하는 종목을 쫒아 투자하는 일부 세력의 반대매매가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 회복 관건은 채무인수 해결 방안
이테크건설의 펀더멘털상 가장 큰 악재는 이번에 인수하게 된 시행채무를 감당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테크건설 관계자는“건설부문의 매출 구조가 플랜트사업과 일반건설사업이 7대3 비율”이라며“아파트나 오피스텔 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모회사인 동양제철화학 등 계열사 수주 물량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동양제철화학으로 부터 5,574억원과 68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 2건을 비롯해 계열사 수주 물량만 1조원이 넘는다.
이들 계열사의 공사 대금은 단기어음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동양제철의 단기어음은 부채비율도 낮은데다 재무건전성이 높아 할인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자본금(140억원)에 비해 부채비율이 자본총계 대비 505% 수준으로 높은데다 재고자산이 유동자산 대비 35%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시행채무 137억원을 인수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이테크건설 관계자는“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자본 대비이며 자산 대비로 할 경우 그렇게 높지 않다”며 “지금까지는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경영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보유한 부동산은 물론 현금성자산만 100억여원 가량 있는데다 분양과 상관없는 계열사 수주건에 대한 자금도 있다”며“자금 사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 증시 전문가는“평소 거래량에 비해 상당한 물량이 시장에 풀려 수급이 깨진 상황”이라며“결국 향후 주가 움직임은 이번에 인수한 채무인수건에 대한 처리 향방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21일 정부가 건설사 지원대책을 내놓은 점도 이테크건설에도 호재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21일‘건설부문 유동성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탄력적 해제 △미분양 아파트 환매조건부 매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및 어음 만기 연장 △부동산펀드 조성 지원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