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EPFR글로벌의 분석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자금이 중국으로 더 많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미국 증시가 3년 만의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800개 이상 펀드의 운용 자산 2조 달러 중 중국 주식에 할당된 자금이 25%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20%에서 증가한 것이며, 6년 전 17%보다도 늘어난 규모다.
토드 윌리츠 EPFR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외국 매니저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있다”면서 “중국 비율을 높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폭락장은 4월 들어 회복됐지만 중국 증시는 비교적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12일까지 5.2% 하락에 그친 반면, 미 증시 주요 지수인 S&P500지수는 하락 폭이 11.1%에 달했다.
EPFR는 최근 중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일시적이었으며, 펀드들이 전체 투자 수익 목표를 맞추기 위해 중국 비율을 유지하는 대신 다른 지역 투자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금의 중국 유입은 코로나19로 확산하고 있는 대중 압박 분위기와 대조된다. 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싸고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과 관련한 회계 부정 스캔들도 중국에 대한 투자 의지를 꺾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매출액이 22억 위안(약 3700억 원)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루이싱커피 주가는 80% 이상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재에도 중국 증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고 심지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킹소프트클라우드는 루이싱 스캔들과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첫 기업이 됐다. 상장 후 3거래일 동안 주가는 40% 이상 오르면서 기업가치가 50억 달러로 뛰었다.
저스틴 레버렌즈 이베스코 신흥시장팀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건강보건 및 기술 분야 혁신과 다른 주요국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증시를 새 기회로 보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