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달 옛 공항고 부지 매입 의사를 부지 소유권자인 교육청에 타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SH공사가 지난달 매입 의사가 있다며 찾아왔다. 요즘 청년주택 같은 문제가 있다 보니 그런 쪽에 많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1만5795㎡ 넓이인 옛 공항고 부지는 지난해 공항고가 강서구 마곡동으로 옮겨간 후 1년 넘게 빈 땅으로 남아있다. 교육청은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2015년부터 서울시 등과 협의했지만 오랫동안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교육청 측은 매각을 염두에 두고 토지 정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옛 공항고 부지는 토지 등기부상 방화초 부지와 함께 묶여 있어 매각을 위해선 분할 등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학교용지로 지정된 용도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바꾸면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 마무리된다.
SH공사 관계자는 "매입을 알아본 건 맞는다"면서도 "다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 개발 방식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서울 시내에 개발 가능한 땅이 별로 없다. 개발할 수 있는 대형 부지가 나오면 SH공사가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현재 매입에 필요한 토지비를 추산하기 위해 재무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공항고 부지는 공공주택으로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까지 도보로 8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이기 때문이다. 여의도와 광화문까지 각각 40분, 5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방화초가 바로 이웃해 있어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도 거듭날 수 있다.
다만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규제는 개발 사업성을 떨어뜨린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는 학교 이전 부지를 개발할 때 건폐율은 30% 이하로 제한토록 하고 있다. 용적률 상한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20%가량 낮다. 특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서울 시내에서 학교 이전 부지를 개발해 조성한 아파트 단지가 강동구 천호동 '강동역신동아파밀리에(동신중ㆍ현강정보여고)', 성북구 길음동 '길음동부센트레빌(서라벌중ㆍ고)', 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상명여중ㆍ고)' 등 소수에 그치는 이유다. SH공사 관계자는 "서울에선 학교 이전 부지가 별로 안 나올뿐더러 규제 때문에 공공 개발 사례가 없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