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33조1815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전까지 투자자 예탁금 최고액은 코스피 종가가 2598.19로 역사상 가장 높았던 2018년 1월 29일(31조8000억 원)이었다.
예탁금 추이를 월말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월 28조2000억 원을 기록한 뒤 다소 감소해 2∼11월에는 23조∼25조 원대를 오르내렸다. 12월 말에는 27조3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1월 말 28조7000억 원, 2월 말 31조20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월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예탁금이 증가하는 것은 시중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예탁금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주가지수가 급락하자 많은 개인 투자자가 저가 매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3.87%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까지 5거래일 동안 8.13% 하락했다. 이후 이달 2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으로 반등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은 4조5000억 원을 대거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으나 개인 투자자는 3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의 추가 하락에 대비하기보다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따른 지수 반등에 대비하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이 과거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때의 규모를 넘어선 만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