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한달간 1조원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잔액 또한 6조7000억원을 넘어서며 7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관련 대출이 급증한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세액공제에 이어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키로 한데다, 기술형 창업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금중대 전체 잔액 역시 16조원을 돌파해 1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급증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25조원 한도대비 실적 비율도 65.9%까지 늘었다. 역시 2018년 3월 65.9%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1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전인 작년 11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1조589억원 급증한 6조7398억원을 기록해 7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별 증가폭 역시 이 프로그램제도가 시작된 2018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직전 최대치는 직전월(작년 12월) 기록한 6232억원 증가였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18년 9월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재·부품·장비기업(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원, 운용자금 1조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규대출을 작년 11월13일부터 폐지한 바 있다.
순증액에 대비해 대출을 늘려주면서 전달 한도를 초과했던 무역금융지원대출도 전월보다 145억원 감소한 1조5205억원을 기록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 또한 10억원 감소한 199억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도 전월보다 1억원 줄어든 5조9003억원을 기록했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추가로 집행된 대출 중 일부가 상환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를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은 10조원, 무역금융지원은 2조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6조5000억원, 지방중소기업지원은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 1000억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제도개편에 따라 소부장 등 설비투자 관련 대출이 급증했다. 예상했던바로 이같은 증가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 한도까지는 다 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료된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도 만기도래에 따른 잔액 소진까지는 앞으로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