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9월의 이삭줍기

입력 2008-09-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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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코스피시장이 연기금의 활약과 반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3거래일만에 반등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일)는 구스타브 세력 약화에 따른 유가 급락에도 불구 주요 기술주들의 어두운 실적전망과 경기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약보합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장에 1430선까지 반등후 외환시장 눈치를 살피며 되밀리기도 했으나 프로그램 매수를 바탕으로 장 막판 상승폭을 확대, 전일대비 19.75p(1.40%) 오른 1426.89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증권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은 반면 외환시장의 불안은 지속됐습니다. 무려 2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부의 고강도 개입에도 불구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올라 14.5원 상승한 1148.5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실탄 방어로 상승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날 개장초 원/달러 환율은 소위 '최중경 레벨'인 1140원대와 심리적 저항대로 간주되는 1150선이 맥없이 뚫리며 1160원대 부근 진입까지 허용하는 등 공황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습니다.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갔으나 순매도 규모는 92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개인이 1339억원 순매도로 나흘째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134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전일 1조원대의 천문학적인 규모로 증시를 방어했던 프로그램 매매는 이날도 비차익거래(+1405억원)를 중심으로 1431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견인했습니다.

아시아증시들의 흐름이 엇갈린 가운데, 중화권 증시들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0.64% 오른 반면, 상하이종합지수(-1.22%)가 2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필두로 항셍(-2.17%), 가권(-1.71%), 싱가포르(-1.90%)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건설ㆍ증권株 정부정책 마련 기대↑ 대운하株 랠리

건설주들이 대운하 재추진설과 추가 부동산 규제완화책 발표 기대로 급등했고, 금융감독원이 오후 3시 증권시장 안정화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로 지수에 민감한 증권주들이 큰폭 상승했습니다.

현대건설(12.26%)을 비롯해 대우건설(11.01%), 삼성물산(10.20%) GS건설(8.10%) 등의 건설주들이 강했고, 증권주 중에는 HMC투자증권(상한가), 미래에셋증권(13.63%), SK증권(10.53%), 삼성증권(9.09%)의 상승폭이 컸습니다.

한편 그간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전기가스, 통신 등의 경기방어주들은 반작용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8.12%)과 증권(8.05%)의 오름세가 단연 돋보였고 기계(4.19%), 운수창고(4.23%), 전기전자(3.20%) 등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반면 은행(-3.20%), 통신(-1.56%), 철강금속(-0.83%), 전기가스(-0.62%), 의약품(-0.50%), 음식료(-0.26%) 등 경기방어 성격의 업종들은 약세로 반전했습니다.

투자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유동성 위기설로 급락했던 그룹주들이 대거 반등했습니다. 금호산업이 건설주 강세분위기와 더불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STX엔진, STX조선, STX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금호석유(12.67%), 동부제철(12.64%), 두산인프라코어(5.25%), 두산중공업(5.49%) 등이 모처럼 급등했습니다.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던 대운하 관련주들이 꿈틀거렸습니다. 최근 정부의 경인운하 재추진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는 가운데 국토해양부 장관의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가능성 언급으로 삼호개발, 삼목정공, 동신건설, 이화공영, 울트라건설, 특수건설, 홈센타, 신천개발, 리젠 등이 상한가 잔치를 벌였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등락은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1.93%)가 이틀째 반등하고 LG전자(4.81%), 현대중공업(4.04%), 현대차(0.57%), LG(2.42%) 등이 오른 반면, POSCO(-2.48%), 한국전력(-0.93%), 신한지주(-2.63%), 국민은행(-3.93%), KT&G(-2.59%) 등은 최근 견조했던 종목들은 반등장세 역풍으로 내렸습니다.

현금투입 없이 대만 프로모스 지분을 확보한 하이닉스가 11.05% 폭등했고, 삼성전기(5.76%), 삼성SDI(5.81%), LG디스플레이(2.86%) 등의 대형 IT주들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유가의 급락으로 원가부담 경감이 기대되는 한진해운(상한가), 대한해운(10.25%), STX팬오션(8.76%), 대한항공(12.26%), 아시아나항공(7.30%) 등의 운송주들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코스닥시장의 휴맥스가 미국시장 본격 진출 소식에 모처럼 상한가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연기금 구원투수로 등판

지난달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연기금이 9월들어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증시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전일 4369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1400선 사수에 앞장섰던 연기금은 9월들어 사흘 연속 기관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400선을 위협받는 험악한 상황에서 노골적인 매수세를 과시하고 연기금의 매수세가 시총상위주들에 집중된 것은 증권업협회의 최근 '증시 상황 점검 긴급회의' 개최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증시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됩니다.

연말까지 투입될 수 있는 연기금의 자금여력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시가 심리적 요인으로 과도하게 빠지고 개인까지 팔자로 돌아서는 등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큰손 연기금'의 등장은 최소한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9월의 이삭줍기

최근 우리증시는 전문가들조차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해외증시에 비해 과도하게 급락하며 패닉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같이 지나친 변동성은 허약한 증시 체력을 활용해 시장을 교란시켜 단기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파생시장의 매도세력과 실체를 찾기 힘든 '9월 위기설' 등 악성 루머들에 연유된 바 크다고 하겠습니다.

정부가 서둘러 9월 위기설 진화에 나서고 있고 투자자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성을 찾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연기금이 시장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면서 어수선한 시장의 변동성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1400선 지지에 대한 믿음과 함께 증시가 패닉상태를 벗어났지만 반등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급락 리스크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美증시와 디커플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美증시의 눈치를 앞으로도 지속 살펴야 할 것입니다.

S&P500지수는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구름층 내부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탐색 중인 상태입니다.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시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리먼브러더스 중심의 신용 우려와 경기침체 이슈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적당히 빠지면 반등하고 또 며칠 오르면 다시 하락하는 비추세적인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피시장이 이날 20포인트에 달하는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 며칠사이 1500선에서 1400선까지 밀렸던 것을 감안한다면 고작 4분의 1 수준의 회복에 불과합니다.

이날 반등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은 3033계약 감소했습니다.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한 정도일뿐 본격 추세전환으로 보기에는 미결제약정 감소규모가 미미하고 하루 감소에 불과해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아직은 매도세력이 매도포지션의 청산을 상당부분 미루고 있는 상태로 보여집니다.

마디지수인 1400선 사수를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지속되고 연기금의 매수도 기대해 볼만하지만 성격상 연기금 매수가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거나 시세를 주도할 정도는 아니고 방어적 매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9월 위기설'과 연관된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이어지기에는 저항요인이 만만치 않겠지만 미국발 신용 우려가 고조될 경우 정부의 개입으로 달러 강세 트렌드를 제어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미결제약정 증가를 동반해 증시가 오르는지, 美증시가 강력한 모멘텀 수반하에 박스권 밴드를 뚫고 오르는지 관찰하며 단기적으로는 관망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가장 큰 악재로 떠오른 달러 강세(신용 위기) 악재가 증시에 어느정도 반영된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리적 쏠림현상에 기인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업종대표주들이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증시 추가 하락의 여지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역동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최근과 같은 급락을 재연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조정시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고 급등시 흥분하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간 본연의 심리를 거스르는 박스권 매매가 실상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투자기간을 길게 설정한다면 뇌동매매를 줄이고 진정한 투자수익을 맛볼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지나면 배당투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별다른 이유없이 급락한 실적개선주들을 선별해 조정시마다 모아나가는 '소신투자' 마인드가 요구됩니다.

물론 추세를 이탈한 대부분 우량주들의 경우 기술적 여건상 단기적으로 되밀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한발 뒤로 물러나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본다면, '9월의 (우량주) 이삭줍기'보다 더 싸게 향후 우량가치주를 매수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9월 위기설'을 '9월 이삭줍기' 기회로 받아들였어야 했다는 후회가 연말쯤 많은 투자자들을 괴롭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았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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