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지표는 정부 말마따나 지난해보다 확연히 개선됐다.
10월 15~59세 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23만2000명 줄었지만, 같은 연령대 취업자는 2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67.5%에서 68.0%로 0.5%포인트(P) 올랐다. 취업자 증감과 고용률만 보면 ‘60세 이상을 빼면 취업자 증감이 마이너스였던’ 기존의 ‘노인주도 성장’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취업자 증감을 연령대별, 성별로 구분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용시장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30대 여자만 고용시장 외적인 사유로 고용률이 크게 올랐다. 지표만 개선됐을 뿐,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고용난은 현재진행형이란 의미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30대 여자 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6만7000명 줄었지만, 취업자는 2만6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60.8%에서 62.7%로 1.9%P 급등했다. 30대 여자 취업자 증가는 전체 15~60세 취업자 및 고용률을 끌어올린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단 30대 여자 취업자 증가의 배경은 고용시장 흐름과 괴리가 있다.
우선 30대 초반은 ‘만혼’이 취업자 증가로 이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초반은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 전문직, 종사상지위별론 상용직에서 증가했다”며 “혼인 연령이 늦어지고 비혼이 늘면서 경력단절 없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설·영화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30대 후반의 경제활동 참여도 30대 여자 고용률 상승의 배경이다. 단 근로조건이 30대 초반만큼 좋진 못하다.
임용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30대 후반은 인구와 취업자가 모두 줄었는데 임시직, 산업별로 교육서비스업과 도·소매 쪽에선 덜 감소했다”며 “미혼여성을 중심으로 상용직이 늘어난 초반과 달리, 후반에선 기존에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됐던 기혼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임시직 쪽에서 상대적으로 취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론 15~59세 고용지표 개선이 만혼 추세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 감소와 기존 경력단절 여성들의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 일자리 취업에 따른 착시효과인 셈이다.
기존에 ‘경제 허리’였던 30·40대 남자는 제조업 불황으로 고용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10월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8만1000명 줄었다. 감소 폭만 전월(-11만1000명)보다 축소됐을 뿐, 추세는 기존과 같다. 20대 남자는 고용률이 2.3%P 올랐는데, 신규 취업자의 상당수는 취업준비 장기화 및 경제난에 따른 일시적 경제활동 참가자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