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를 공격하고 나섰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재미를 보던 라이벌 노키아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개별 회담을 갖는 등 미중이 화해 무드를 조성하며 화웨이 제재가 완화되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B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마커스 웰던 노키아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안보에 취약하다”며 “5G 네트워크망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웰던은 특히 미국의 한 안보회사가 펴낸 화웨이 장비의 안보 취약성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며 “분석 결과, 화웨이 장비가 다른 업체들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이어 “화웨이가 보안을 강화하거나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것 같다”며 “영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5G 통신 장비 판매에서 화웨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때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밀려 고전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견제에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과 35억 달러 규모의 5G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화웨이의 부진을 틈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을 계기로 보안을 우려하는 이동통신업체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방침을 밝히자 노키아가 다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키아 측은 ”개인 의견일 뿐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에만 집중한다“며 ”라이벌사의 취약성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화웨이는 노키아를 겨냥해 “잘못된 정보가 화웨이는 물론 산업 전반에 도움이 안된다”며 “우리는 공정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영국은 중국 기업들의 5G 네트워크 참여를 제한하면서도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았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영국 모바일 업체들은 영국 정부에 화웨이 금지가 5G 출시를 늦추고 경쟁 저하로 비용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