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함께 만든 크리스 휴즈가 친구 저커버그에게 뼈아픈 조언을 했다.
휴즈는 9일(현지시간)자 뉴욕타임스(NYT) ‘페이스북을 분할할 때(It’s Time to Break Up Facebook)’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자신이 저커버그와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설립한 페이스북은 분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저커버그의 권한과 영향력이 너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고문에서 “저커버그의 권한은 전례없는 것이며, 미국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을 분할할 때”라고 말했다. 휴즈는 “저커버그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며, 민관 양쪽을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을 중시하는 그의 자세가 보안과 예절을 희생하게 하는 것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NYT 기고문을 링크하고, 페이스북의 사례는 미국 경제에서 점점 더 큰 힘이 기업에 집중되는 추세의 일례라며 경종을 울렸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며 “회사를 3개로 분할하고 페이스북과 이런 회사를 감독하는 새로운 규제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페이스북과 같은 주요 IT 기업은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방대하게 수집, 이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정보 조작이나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한 취약성 외에도 증오 발언이나 폭력을 조장하는 장으로서의 쓰임이 최근 논의의 중심이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 3월,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아마존닷컴, 알파벳 등 대형 기술 기업의 분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선 민주당의 또 다른 대선 후보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성공한 기업을 분할하더라도 설명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박, 대안으로 새로운 규제를 재차 요구했다. 저커버그는 3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세계적인 인터넷 규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