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처음 공개한 지난해 하반기 외환당국의 현물환 거래내역을 보면 작년 하반기 중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액은 마이너스(-)1억8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달러 매입액에서 매도액을 차감한 규모로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해 보유달러가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 원·달러 평균환율은 작년 상반기 1074.4원에서 작년 하반기 1124.6원을 기록해 49.2원(4.6%)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상승 방어에 나섰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작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같은기간 전일대비 변동폭은 4.0원(0.36%)으로 전기(4.2원, 0.39%) 보다 떨어졌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를 경우 자본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큰 개입은 아니어서 적정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외환당국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 쏠림현상이 나타날 때 개입을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다만 이번 공개된 수치는 GDP 대비로도 0% 수준으로 미미하다. 최근 시장이 안정적이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계기로 시장 신뢰 및 시장 안정성 제고 효과를 기대한다. 그간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계획된 공개주기를 더 앞당기거나 공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재부와 한은은 지난해 5월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인 외국환평형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 순거래(총매수-총매도) 내역을 공개키로 했다.
올 3월말부터는 1단계로 반기별로 공개하고, 올 12월말부터는 2단계로 분기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대상기간은 종료후 3개월 이내 시차를 두기로 했다. 즉, 이번엔 작년 하반기를, 다음번 공개시점인 9월말엔 올 상반기를 대상으로 하고, 분기별로 공개하는 올 12월말은 올 3분기를, 내년 3월말은 올 4분기를 공개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