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배당금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배당 규모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까지 2018년 결산 현금 배당 결정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884개사(약 70%)의 2018 사업연도 배당금은 30조3029억 원이다. 전체의 70% 정도의 상장사 배당총액 만으로 이미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셈이다. 전년도 전체 상장사 배당금 총액(27조4309억 원)과 비교해도 10.47%나 증가한 수치다.
현금배당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중간배당과 올해 결산 배당을 합치면 삼성전자의 총 배당 금액은 9조6192억 원으로 전년(5조8263억 원)보다 65.1% 늘었다.
현대차가 배당 총액 1조662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SK하이닉스(1조260억 원) △POSCO(8000억 원) △KB금융(7597억 원) △신한지주(7530억 원) △SK텔레콤(7174억 원) △SK이노베이션(7083억 원) △하나금융지주(5705억 원) △KT&G(5051억 원) △삼성화재(4889억 원) 순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4일까지 실적 발표 기업을 기준으로 한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17.8%다. 10대 그룹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3%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는 2%에 불과했지만 배당액이 큰 폭으로 늘면서 배당성향은 20%를 넘어섰다.
한편 배당 확대 분위기 속에서도 일각에서는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변화가 단발성 이벤트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지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은 40%,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는 50%로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주주환원은 한국이 선진국의 배당성향과 배당 수익률 수준을 따라잡을 때까지 지속돼야 할 장기 트렌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