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깜짝 성장한 가운데, 증권가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 조짐으로 해석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4분기 국내 GDP 성장률은 전기비 1.0%(전년비 3.1%)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지만 사실상 정부지출이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성장률은 정부가 만든 서프라이즈”라며 “올해도 내수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성장을 견인하고 민간 소비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한국 경제는 점진적인 하락을 지속하면서 연 2.4%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기여도가 이처럼 높은 것은 경기방어차원에서 4분기 정부지출이 확대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4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를 국내 경기의 반등 신호로 해석하기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국내 성장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수출경기가 12월부터 급격히 위축되면서 설비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주택가격의 조정폭이 확대되고 있어 건설투자 회복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사실상 정부지출이 만든 착시현상으로 현재 소비둔화 흐름은 뚜렷한 가운데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5%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4분기를 기점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고조된다”며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업황 악화가 부담”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