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모지서 꽃피운 석유화학, 다시 저력 발휘하길

입력 2019-01-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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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산업부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한국을 재미있는 국가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개최된 석유화학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흥미로운 평가가 나왔다.

통상 석유화학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는 석유 자원을 확보하고 있거나 소비세가 증가하는 나라다. 하지만 한국은 예외적으로 석유를 전량 수입하고 수요 역시 증가하지 않지만,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처럼 석유화학 불모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 회사를 키워낸 1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 말 모두 퇴진했다. 40여 년간 업계에 종사했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소임을 다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부터 석유화학업계는 차세대 CEO들이 이끌게 됐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가 감소하는 동시에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 설비(ECC)가 신·증설되며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고 있어 업황 악화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업계 톱3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의 수익성은 전년 대비 1조5000억 원가량 줄어들며 업황 부진을 체감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 태동기보다 어쩌면 지금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전 산업의 패러다임이 재구성되는 상황에서 사업의 현상 유지는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신사업 역시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1세대 CEO가 일궈놓은 석유화학 산업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2세대 CEO들의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기름 한 방울 없이 최고의 석유화학 회사를 배출해낸 저력이 올해 다시 한번 발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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