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경찰의 여성 주취자 대응 논란이 문제가 되자 한 지구대가 주취자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하지만 해당 매뉴얼을 두고 술 취한 여성 한 명을 상대로 지나치게 많은 경찰 인력이 소요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만든 주취자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우선 주취자의 팔꿈치나 손목, 무릎 등을 툭툭 치면서 대화를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주취자의 반응이 없을 경우 얼굴에 물을 튀겨 주취자를 깨운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 주취자의 경우에는 소방당국과 공조해서 병원으로 옮긴다. 이때 경찰은 2인 1조로 주취자의 양 옆에 자리한 뒤 팔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옮기도록 한다.
부축으로도 깨어나지 못할 때는 홍익지구대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들 것을 활용한다. 해당 들 것을 이용하면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경찰관 3명이 옮길 수 있다.
이번 매뉴얼은 최근 논란이 된 경찰의 주취 여성 대응 문제로 인해 만들어졌다.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 앞 길바닥에 만취한 여성이 주저앉아 있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대응했다. 이때 A 경위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여성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2~3차례 앞뒤로 흔들었고, 이 장면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대응이었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경찰은 A 경위가 최대한 신체 접촉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며 해당 여성에게 모욕을 주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대기발령하고 감찰에 들어갔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취자 대응 매뉴얼이 만들어졌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경찰 인력이다. 야간이면 각종 신고로 업무가 바쁜 경찰인데 주취 여성 한 명을 옮기기 위해 남성 경찰 3명이 소모된다. 아무래도 술에 취해 쓰러지는 경우 축 늘어지게 돼 여경들로서는 그 무게를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술 취한 여성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실효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취 여성을 상대로 여경이 출동,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깨우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술 취한 여성 발견한 남자경찰'이라는 제목으로 홍익지구대의 매뉴얼 모습이 올라오며 "여경 늘린다더니 이럴 때 활용을 안 하고 무슨 짓?", "진짜 성추행 논란 때문에 경찰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다니", "도대체 자기 선택에 따른 결과까지 치안 유지라는 이름으로 경찰이 피해를 감수하면서 도와줘야 하나? 경찰도 성추행 고소 당할까봐 적극적으로 돕지도 못하는 판국에" 등 반응을 보이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반면, 주취 여성 대응 매뉴얼이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란 반응도 많았다. 일부 네티즌은 "간이 들것을 이용해 신체 접촉 없이 주취 여성을 옮길 수 있어서 효과적인 것 같다. 이번 매뉴얼로 성추행 논란도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전국 경찰에 이번 매뉴얼이 효과적으로 배포돼 적용했으면 좋겠다", "남경 2명에 여경 1명을 한 조로 구성해 출동하는 것도 효과적일 듯. 기본적인 대응을 여경이 먼저 실시하고 정 안 되면 3명이 함께 간이 들것으로 옮겨도 좋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