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분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은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분위기다. 수출물량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이는 교역조건에 한달 가량 선행하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가격(5.3%)에 비해 수입가격(13.6%)이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5월 평균 두바이유는 전년동월보다 46.7% 상승한 배럴당 74.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88.4% 급등 이후 1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6월 두바이유도 73.61달러를 기록했다. 5월보단 떨어진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서는 58.4% 올랐다. 이에 따라 순상품교역조건은 7월에도 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수출총액에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4% 오른 146.03을 기록했다. 이는 지수와 증감율 모두 2월(128.83, -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데다 수출물량지수 상승폭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출물량지수는 156.53으로 전년동월비 8.3% 상승에 그쳤다. 5월 13.4% 상승 이후 한달만에 다시 한자릿수대 증가율로 주저앉은 셈이다.
D램을 포함한 직접회로와 SSD(Solid State Drive) 등 컴퓨터 기억장치 호조로 전기 및 전자기기는 24.7% 급등했다. 유가상승에 석탄 및 석유제품도 16.3% 올랐다. 반면 북미쪽 승용차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11.4% 감소하면서 수송장비가 7.0% 줄었다. 5월에는 부분품이 회복되면서 4개월만에 증가세(3.3%)로 돌아선 바 있다.
수입물량지수는 1.8% 하락한 131.22를 보였다. 3월(-1.9%) 이후 석달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는 일반기계 수입물량이 22.7% 급감한 125.27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2012년 12월(-24.0%) 이후 5년6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6.2%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제1차금속제품도 환경규제 영향을 받고 있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줄면서 7.4% 하락했다.
박상우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3~5월 상승하던 교역조건이 유가 급등 등 영향에 둔화했다. 다만 추이를 지켜봐야할 부분이지 방향을 예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