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해외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출 효자 품목이라는 타이틀이 옛말이 됐다. 올 들어 국내 휴대전화의 수출액이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1~4월 휴대단말기 수출액은 48억9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억8603만 달러(26%) 감소했다. 이는 1~4월 기준으로 2003년 45억5305만 달러를 수출한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10년 전인 2008년 1~4월 111억6618만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휴대전화 수출은 2012년 1~4월 57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가 스마트폰 수출이 늘어나자 2014년 이후 80억~90억 달러대를 유지하며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IT 업체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도 수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10년 약 16%에서 2011년 57%, 2012년 80%, 2016년 90%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9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월 기준으로 2016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월 휴대전화 수출은 10억474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2% 줄었다.
4월 휴대전화 완제품 수출은 세계적인 스마트폰 경쟁 심화로 55.2% 급감한 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부분품 수출도 해외 생산 증가와 현지 조달 확대 등에 따라 31.4% 줄어든 6억8000만 달러였다.
업계에선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황별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혜식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수석연구원은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도 고가 휴대전화가 많이 팔리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중국 시장에서 미국 애플과 경쟁할 고급 제품과 중국 업체와 경쟁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