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 등, IT(정보기술) 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3647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지난 2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특히 30일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892억 원에 달해 지난 2014년 12월 11일(-7072억 원)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컸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한 주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는 8935억 원에 달했다. 이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903억 원) △카카오(-693억 원) △현대모비스(-591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396억 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주 초반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30일에는 미국 증시의 기술주가 급락하는 이벤트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IT주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익성장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반도체 경기 전망이 후퇴했다”라고 설명했다.
한 주간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을 벌이는 사이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7144억 원을 순매수했다. 많이 팔았던 종목은 SK하이닉스(-2371억 원), 넷마블게임즈(-444억 원), 삼성전자우(-422억 원), 카카오(-198억 원), LG전자(-164억 원) 등으로, 외국인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간 삼성전자와 IT라는 특정 섹터에 묻혀 있던 유동성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 자금 흐름을 보면 시장이 꺼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전기전자의 비중이 크다 보니 시장의 수급에 충격은 있었지만 철강, 운송장비, 유틸리티, 은행 등은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