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의 ‘진화론’ 언급
‘체질개선 통한 구조조정’ 강조
4차산업혁명 기술개발 최우선
수출 호조에도 낙수효과 미미
신재생에너지로 메리트 높여야
中企 ‘다품종 소량생산’ 등 주문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수장인 백운규 장관은 ‘강한 종(種)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 남는다’는 찰스 다윈의 말을 소개하며 체질 개선이 구조조정의 한 측면임을 강조했다. 특히, 11월 중 산업 구조조정 로드맵을 만들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력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우수한 제조기술 능력 등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노동력 집약 에너지 다소비 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업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백 장관은 산업이 우리 미래 먹을거리로 보고 산업 기술 개발을 최우선으로 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자동차나 디스플레이, 반도체를 만든 나라는 아니다”라며“미국ㆍ유럽에서 발명돼 산업이 부흥,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우리의 우수한 제조기술 능력으로 산업을 꽃피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반도체는 세계 1위지만 중국의 반도체 성장이 놀랍다”며 “OLEDㆍ디스플레이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추격이 무섭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 기업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공청회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수출은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14년 이후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 재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는 건 반도체다. 반도체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이어가며 올해 8월 전월 동월 대비 56.8%나 증가했다. 반도체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 수출 호조세도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 장관은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지만 낙수효과가 미미하다고 했다. 그는 “연말 1조 달러로 세계 5~6위 규모로 예상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다는 느낌”이라며 “수출을 통해 낙수효과가 있으려면 고용을 많이 창출하는 중소기업이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2015년 전체 세계시장에서 설비 투자 비중이 석탄화력 14%, 원전 8~9%인데 반해 신재생에너지는 62% 정도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역량을 키워서 수출을 증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며 “전기자동차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서 만들 수 있도록 규격화·표준화해야 한다”며“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를 만들어 제도적으로 지원하면 중소기업들이 다품종 소량생산 비즈니스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전력을 사고 팔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 시스템으로 가면 산업이 굉장히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백 장관은 덧붙였다.
백 장관은 신재생 불확실성이 한계지만, 이를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AICBM 기술을 도입해서 서비스 하면 굉장히 큰 사업의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AICBM은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Cloud(클라우드), Big data(빅데이터), Mobile(모바일) 등을 뜻한다.
구글이나 소프트뱅크처럼 우리도 정보통신(ICT) 기술을 에너지와 접목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