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채권시장이 북한리스크를 반영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개월만에,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은 2개월여만에, 채권(국고채 3·5년물 기준) 금리는 4개월만에 각각 가장 높았다.
외국인은 특히 3년 국채선물을 12거래일째 순매도하며 포지션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다만 현물채권시장에서는 매수에 나서고 있어 본격적인 자금이탈 조짐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가부도위험지표로 해석되는 한국 5년물 CDS프리미엄도 5일 현재 58.73bp까지 올라 지난 5월18일(60.53bp) 이후 두달여만에 가장 높았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금리도 상승세다. 6일 현재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1.750%와 1.970%까지 치솟아 3월15일(1.759%, 1.978%)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채 10년물도 2.281%를 보이며 5월16일(2.301%) 이후 두달여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국채선물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년 국채선물은 109.15를 기록해 지난해 11월25일(109.05)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10년 국채선물은 123.94로 5월16일(123.91) 이후 두달여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선물의 경우 5만180계약까지 떨어져 2017년 3월20일(3만3639계약) 이후 3개월보름만에 가장 낮았다. 10년 선물의 경우 2만8065계약으로 지난달 5일(2만6591계약)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계은행의 채권·외환 담당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시장이 움직였다. 다만 현물 채권은 오히려 매수하는 중이어서 지정학적 리스크 부문 만큼만 헤지한 느낌”이라며 “지난달말 현물 채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팔았던 것도 실제 한국을 빠져나갔는지는 모른다. 재투자 가능성도 있다. 북한 리스크에 외국인이 빠져나간다고 볼 수 없다. 국고채 3년물 기준 1.80% 위에서는 매수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복수의 증권사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그간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보인 움직임은 방향성이었다. 한번 매수나 매도로 방향을 잡으면 꾸준히 가는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이번도 그런 듯 싶다”며 “중국 채권퉁시장이 열린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어 보이나 아직 국내채권시장이 거래 등 용이한 점이 많아 확신할 수 없다. 외국인이 국내든 해외든 포지션을 들고 한국 국채선물로 헤지한 것도 많아 그런 차원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