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 만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했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됐던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6일 금융권에는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정책은 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다만 가계부채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규제인 신(新) 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방안 등이 나와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DTI는 대출자의 소득산정기준을 개선해 적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대출자의 소득이 일시적이거나 변동성이 높은 경우를 분석해 대출한도를 조정하게 된다.
DSR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다른 대출의 이자만 계산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을 반영한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중 금융권별 DSR 도입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2019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던 애초 계획도 1년 앞당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DSR 세부 적용 기준을 준비 중이다.
DSR 도입 방안의 맹점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세자금대출, 자영업자의 생계형 대출의 포함 여부다.
이들 대출이 DSR 계산 항목에 포함될 경우 가계부채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지만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고 DSR 적용 비율을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를 제대로 관리하려는 본래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DSR는 가계부채를 총량 규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대책으로 인식되는 만큼 도입이 확실 시 되고 있다.
이미 모든 가계 대출에 DSR를 적용 중인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개월간 부동산 관련 투기성 대출이 줄어드는 등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DSR 기준을 300%로 정하고 대출의 종류, 대출자의 신용등급 등에 따라 250~400% 구간에서 탄력적으로 적용 중이다.
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전부 포함시킨 반면 자영업자 운전자금 대출, 신용카드 한도, 현금서비스 등은 제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효과가 있겠지만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DSR와 같은 더욱 강력한 규제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