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대표는 지난 1982년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뒤 안진, 딜로이트NY 등에서 회계감사, 회계자문, 경영자문 등 30년 이상 회계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특히 세무전문가로 손꼽히지만 이번 안진의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사태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를 찾는 등 징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이번 새 대표 선출 과정은 다소 험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함종호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이정희 신임 CEO를 비롯해 홍종성 재무자문 부대표, 김점표 회계감사 전무 등이 거론돼 왔다. 일각에서는 딜라이트가 김점표 전무를 지지했으나 파트너급 회계사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 대표가 선임되면서 딜로이트안진이 업무정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안진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와 관련해 1년간 신규감사 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올해 상당한 일감을 삼일, 삼정, 한영 등에 넘겨주면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소속 회계사들의 이탈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안진 회계사 다수가 빅4를 비롯해 다른 회계법인으로 이동했다. 업계에서는 이동 규모가 아직 예상보다 적지만, 7~8월께 보너스 지급 등이 끝나면 인력이탈이 심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 관계자는 “이 신임 대표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의 소유자로 현재의 상황 극복 및 조직 재정립과 아울러 미래를 위한 혁신을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며 “감사 업무는 물론 세무자문본부의 성장을 일궈낸 경험이 법인 전체의 책임경영으로 확대돼 시장 내 신뢰와 매출 회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