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79곳의 기업대출 금리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된 차주인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은 전체 기업대출의 95%를 상환능력이 낮은 개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해준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이 신규취급한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연 8.06%로 지난해 말보다 0.45%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기업대출금리가 연 8%대를 보인 것은 지난해 7월(연 8.13%) 이후 9개월 만이다.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7%대에 머물렀다.
이는 가계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지난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14.28%로 지난해 말(14.75%)보다 0.47%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4개월 연속(15.51%→15.21%→14.8%→14.28%) 하향세다.
기업대출 금리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 사가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에 대출해준 금액은 23조230억 원이다.
이는 전체 기업대출(24조1651억 원)의 95.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 금액에는 경기불황으로 상환능력이 가장 취약한 개인 자영업자가 빌린 돈도 포함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취급한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1조9797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1조1034억 원), HK저축은행(965,6억 원), 모아저축은행(9257억 원) 등이다. 이중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은 기업대출 전액이 중소기업 대출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은 풍선효과와 경기불황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대출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넘어왔는데 이들이 리스크가 있다보니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을 중소기업이 짊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K뱅크발(發) 메기효과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