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투기수단으로 이용되는 모습이다.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도 유독 원화절상률(원·달러 환율 하락)이 컸기 때문이다.
이같은 절상률은 주요20개국(G20) 중 독일 등 유럽연합에 속하는 일부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15개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멕시코(10.7%)와 러시아(9.5%)가 우리보다 절상률이 높지만 경제규모 등을 감안하면 원화에 대한 절상률이 가장 컸던 셈이다. 1분기 중 G20 평균 절상률은 3.7%였다.
안상준 한은 외환시장팀 차장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대부분의 통화가 절상흐름을 보였다”면서 “지난해말 절하폭이 상대적으로 커 되돌려진 측면이 있는데다 수출호조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 경제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말 원화약세를 예상하고 차액결제선물환(NDF) 매입규모가 크게 늘었었는데 금년 들어 원화강세 쪽으로 전환하면서 외국인도 NDF 순매도로 돌아섰다”며 “원화의 추가 강세를 예상하고 외국인들이 투기성 베팅에 나선 것도 일정 부문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지난해 4분기 원화 절하율(원·달러 환율 상승)이 8.8%에 달했을 때에는 비거주자 NDF 순매수 규모가 265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순매수 규모였다. 이처럼 원화절상과 절하시 NDF 순매도와 순매입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기성 베팅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 1분기 중 원·달러 환율 전일대비 변동폭은 5.7원 변동률은 0.49%를 기록해 전분기(각각 4.9원, 0.43%) 보다 소폭 확대됐다. 일중 변동폭(6.9원)과 변동률(0.59%)은 전분기(각각 7.0원, 0.60%)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안 차장은 “1월에 글로벌 달러화 전망 방향이 바뀌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지만 2월부터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