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의 ‘쇼트리스트’가 결정됐다. 이제 ‘열쇠’는 신한금융 경영에 영향력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이달 9일 지배구조 및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4명으로 압축했다고 10일 밝혔다.
회추위는 이들에 대한 후보 수락 의사를 타진한 후 이번 주 안에 면접에 참여할 최종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약 1주일간 각 후보의 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부합 여부, 평판 조회, 면접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회추위는 오는 19일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신한금융은 다음 날인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적정성을 심의, 의결해 차기 회장을 내정하게 된다.
회추위가 쇼트리스트를 확정하면서 위원들 면면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재일교포를 주축으로 한 순수 민간자본으로 세워진 신한은행이 주축이다. 그만큼 재일교포 주주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한동우 회장을 비롯해 위원장인 이상경 법무법인 원전 대표, 고부인 산세이 대표,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증권 일본 대표, 히라카와유키 히라카와산업 대표 등 6명의 사외이사와 남궁훈 비상무이사를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은 이들 회추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재일교포 주주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재일교포 주주들이 지난 6년간 신뢰해온 한 회장에게 여전히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학교 법대 1년 선배인 남궁 이사 역시 한 회장의 확실한 우군으로 꼽힌다. 따라서 신한금융 차기 회장 인선은 한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다.
금융권은 신한금융의 유력한 후계 경쟁 구도로 조 행장과 위 사장의 ‘2파전’을 예상하면서도 막판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조 행장이 약간 앞선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조 행장이 신한금융의 맏형인 신한은행을 이끌며 경영 성과도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위 사장도 카드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고, 지주ㆍ은행ㆍ카드를 두루 거친 만큼 대항마로서 손색이 없다는 시각이다.
강 사장도 우수한 역량을 인정받고 있지만 신한은행 경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최 전 사장은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이다. 최 전 사장은 신한 사태 이후 조직 안정을 위해 노력해온 한 회장이 연공서열 중심의 차기 회장을 염두에 둘 경우 적임자로 거론된다.
한 회장은 1948년생으로 조 행장(1957년), 위 사장(1958년)과 10년 정도 차이 난다. 조 행장, 위 사장이 신한금융 임원진과 비슷한 연배인 만큼 둘 중 누가 차기 회장에 오르더라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불가피하다. 반면 최 전 사장은 1951년생으로 나이로는 한 회장과 조 행장, 위 사장의 중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