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0월 24일 박태준 - 허허벌판에서 포철 신화를 창조한 한국의 철강왕

입력 2016-10-24 12: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대환 편집위원

박태준(1927.10.24~2011.12.13)은 강직했다. 그가 세우고 일군 포항제철의 강철처럼 말이다. 그가 군 생활을 할 때 다들 군수물자를 빼돌려 집에 군용 모포 하나쯤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군수물자를 빼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포항제철 회장 때도 그랬단다. 포철 건설 당시 수많은 청탁을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근들에게 밉보여 중앙정보부에서 허구한 날 박태준의 집을 수색해 꼬투리를 잡으려 했을까. 그래도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박 대통령이었다. 둘은 육사에서 맺은 사제지간의 인연을 바탕으로 강력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5·16 군사 쿠데타 후 그는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비서실장에 임명된다. 박 의장은 전국 순회 때 늘 그를 동행시켰다고 한다. 1963년 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경영인으로 변신해 그 능력을 인정받는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대한중석을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고, 1967년 4월 포항제철 사장이 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박태준 신화를 창조한다.

하지만 그는 정치에 입문하면서 시련을 겪는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당시 김영삼 민자당 대표 밑에서 최고위원이 됐으나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각제 공약을 주장하다 YS와 갈등을 빚고 탈당한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자 포철 때 30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한동안 해외를 떠돌아다녔다. 이후 정치적으로 재기하며 김대중 정권에서 국무총리에 취임하지만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한다.

그의 삶이 말년에 개인 비리로 얼룩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허허벌판에 말뚝을 박아 포철을 세계적 철강회사로 만든 그의 철강 신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예비신랑, 1억 모아놨으면…" 실제 결혼자금 저축액은? [그래픽 스토리]
  • ‘광복절 특사’ 복권 대상에 김경수 포함…법조계 시각은
  • 스프링클러 아파트직원이 껐다…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전말
  • 제5호 태풍 '마리아' 예상 경로…한반도 영향은?
  • 태권도 서건우, 남자 80kg급 8강 진출…극적인 역전승 거둬 [파리올림픽]
  • 구로역에서 작업 중 코레일 직원 3명 사상… 국토부, 철저 조사해 재발방지
  • '여행 가이드'가 무려 방시혁…포털 뜨겁게 달군 BJ 과즙세연은 누구?
  • 옆구리 찌르는 ‘요로결석’, 여름철 잘 걸리는 이유는? [e건강~쏙]
  • 오늘의 상승종목

  • 08.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361,000
    • +1.83%
    • 이더리움
    • 3,646,000
    • +0.61%
    • 비트코인 캐시
    • 486,300
    • +3.45%
    • 리플
    • 811
    • -7.21%
    • 솔라나
    • 215,500
    • -2%
    • 에이다
    • 490
    • +2.3%
    • 이오스
    • 667
    • -0.45%
    • 트론
    • 179
    • +0.56%
    • 스텔라루멘
    • 140
    • -2.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8,850
    • -2.97%
    • 체인링크
    • 14,740
    • +1.38%
    • 샌드박스
    • 370
    • +1.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