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와 저조한 실적에 신음하던 롯데쇼핑의 주가가 3년여 만에 반토막 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실적 부진 속에서 뾰족한 주가 상승 소재를 찾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장중 사상 최저가인 19만25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3년 전인 2013년 4월 말 기록한 42만 원보다 54% 떨어진 주가이다. 이달 들어서는 17거래일 중 주가가 상승한 날이 단 4일에 불과할 정도로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지연, 검찰 조사 등 불확실성 이슈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실적 부진에 더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조사와 호텔롯데 상장지연, 옥시사태 영향까지 반영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은 애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을 1800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전년동기 메르스 기저 효과도 실종됐다.
백화점과 홈쇼핑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겠지만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등의 영업손익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업황 호조에도 작은 규모와 저효율 등으로 영업이익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하반기에는 롯데홈쇼핑 프라임시간 영업정지에 따른 영업실적 감소가 반영된다. 여기에 롯데월드타워점 면세점 폐점으로 말미암은 영향이 더해지고, 중국 마트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성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도 백화점을 제외한 주요 사업부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2분기 개설한 물류센터 비용증가와 홈쇼핑 영업실적 악화를 고려하면 성장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면서 “실적 개선이 지연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