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한국 경제 먹구름…2%대 '저성장 고착화' 우려

입력 2016-06-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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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이른바 '브렉시트'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조선과 해운 등 산업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고용사정의 어려움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의 두 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정부도 성장 눈높이를 2%대로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016년 하반기 국내외 주요 경제이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근 국내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하면서 회복력이 취약한 상황이며 향후 경기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열린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3월 이후 생산ㆍ내수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경제여건 악화가 예상된다"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정책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산업 구조조정의 영향은 고용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남지역 실업률은 전년 동월보다 1.2%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경남의 실업률 상승 폭은 단연 전국에서 가장 컸다. 전북(0.6%p), 대구(0.5%p), 울산(0.1%p) 등도 실업률이 올라갔다.

경남 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고, 전북 군산과 울산에는 현대중공업이 있다.

고용사정 악화는 단순히 실업자 증가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은 소득이 사라지니 당장 소비를 줄이려 하고 실업자가 아니더라도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지갑을 열지 않게 된다.

지난 1분기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72.1%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하면서 1분기 기준으로는 관련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여기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지난해 이후 한국경제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던 수출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 영국ㆍEU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과 EU 지역 실물경기가 위축되면 대외 교역 자체가 줄어들고 이는 우리 경제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영국과의 교역에서 관세체계와 세관 행정의 부재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과 영국, 한국과 EU 간 무역관계가 위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5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줄었다.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3.1%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정부가 '3%대 성장'이라는 목표를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한국경제는 2012년 2.3%, 2013년 2.9% 등으로 3%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하다 2014년 3.3%로 반짝 3%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6%에서 이어 올해도 2%대 성장이 확실시되면서 저성장이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일호 부총리는 당정간담회에서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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